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욕실에서 나오자 증기가 공기에 맴돌았고, 나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샤워 후 조금 더 인간다워진 기분이 들었다. 눈의 피로가 가시고, 갑작스러운 기상 후에도 머리가 더 맑아진 느낌이었다. 내 침대 위에 놓인 세련되고 비싸 보이는 검은색 상자를 힐끗 보았다. 금색 테두리가 있는 그 상자는 마치 백만 달러짜리 포장처럼 보였다. 뭐, 그런 남자에게서 그보다 못한 것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. 그것은 말 그대로 사치를 외치고 있었다. 나는 상자를 열기 전에 망설였다. 뭔가 터무니없는 것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

뚜껑을 들어올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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